중학교 수업을 할 때, 꼭 수행평가로 하려고 하는 것이 발표 수행평가다. 그래서 이번에도 수행평가로 진행했다.
우선 2015 교육과정에서 해당 성취기준부터 보도록 하자.
[9국01-08] 핵심 정보가 잘 드러나도록 내용을 구성하여 발표한다.
2018년, 2019년에 중학교 2학년 수업을 할 때는 다양한 매체(책, 인터넷 등)을 활용해서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정리해서 정보를 전달하는 발표를 하도록 수업을 진행했었다.(다양한 매체에서 찾기를 원했지만, 아이들은 유튜브에서 정보 검색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적잖이 놀랐었던 기억이 ㅋㅋㅋ)
하지만 세상이 변해서 Chat GPT를 비롯한 다양한 생성형 AI가 등장한 사회가 되었다.
그래서 이번 발표수업에는 Chat GPT와 감마를 전면적으로 사용하도록 수업을 구성했다.
차시 운영 계획은 다음과 같았다.(총 13차시로 운영)
1차시: 발표 전반에 대한 이론 설명
2차시~3차시: 교과서에 나온 발표문을 보며 발표 익히기
4차시~10차시: 발표 준비하기
11차시~12차시: 발표하기
13차시: 발표 소감문 작성하기
이번 글에서는 6차시 본격적으로 수행평가 활동지에 발표를 준비한 내용을 정리해보려 한다.
5차시
6차시
6차시에는 아이들과 컴퓨터실에가서 Chat GPT를 활용해 내용을 생성하고 조직하는 활동을 수행하고자 했다.
정말 쉽고 무난하게 넘어갈 것이라 생각했는데... 여기에서 시간이 촉박할 줄을 몰랐었다 ㅠㅠ
<문제점 1> 로그인이 이렇게 어려운 것이었나.
Chat GPT에 구글 계정으로 연동을 해야 검색 기록이 남아 수업 진행이 편하다. 그래서 구글 계정 로그인을 시켰는데, 여기서 10분 이상의 시간을 소요해 버리고 말았다.
학교 구글 계정을 모르는 학생, 학교 구글 계정 비밀번호를 모르는 학생, 학교 구글 계정 안 되면 본인 계정 쓰라고 했더니 본인 계정 을 모르는 학생, 본인 계정은 아는데 본인 비밀번호를 모르는 학생...
총체적 난국이었다... ㅠㅠ 어떻게든 로그인을 해서 해보려고 하다가 수업이 더 지체되면 안 될 것 같아 로그인 없이 그냥 사용하라고 했다.
<문제점 2> 컴퓨터가 낯선 아이들
아이들에게 Chat GPT에 5차시에 제공한 질문 형식을 입력하고 답을 얻으라고 했다.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한 건, 저 몇 글자 안 되는 걸 타이핑 하는데 시간이 15분이 넘게 걸렸다는 점이다...
자발적으로 수업 공개를 해서 3분의 선생님이 들어오셨는데, 수업을 보시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대신 타이핑만 해주시다 가셨다 ㅠㅠ 정말 죄송하고도 고마웠다.
그 분들이 안 들어오셨으면 나 혼자서 18명 분을 다 타이핑하고 있었겠지... 이럴 줄 알았으면 저 문구를 제공해서 복사-붙여넣기를 하라고 했지...
<문제점 3> 과제 이해와 글씨 쓰기 모두 다 느린 아이들
GPT가 개요를 작성해준 경우도 있고 한 편의 예시 글을 제공해 준 경우도 있었다.
과제가 개요를 작성하는 것이라 개요가 필요하니 예시 글을 제공해 준 경우 개요를 써달라고 했으면 되었을 텐데, 그걸 그대로 배끼면서 공간이 모자르다, 어떻게 나눠야 할지 모르겠다는 질문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더불어 GPT가 준 자료를 그대로 배껴 쓰는데 그게 서툴러 시간이 오래 걸렸었다...
결국 이 과제 자체가 GPT가 도출해준 결과를 단순히 배껴 쓰는 것에 머무는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에 앞서서
컴퓨터도 제대로 쓸 줄 모르고, 과제를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인 걸 파악하지 못한 나의 잘못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장점이 전혀 없는 건 아니었다.
<장점 1> 한국어가 서툰 다문화 아이들도 수업에 소외되지 않는다.
내가 준 과제를 입력하고 다문화 아이들의 모국어로 알려달라고 하면 GPT가 친절하게 알려주는 것 같았다.(정확하게 알려주는 건지는 내가 해당 언어를 몰라 확인할 수 없었다 ㅠㅠ) 그래서 그런지 다문화 아이들도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학습지도 꽉 채워 작성했다.(물론 본인의 모국어로 작성해 나는 읽을 수가 없었다 ㅠㅠ) 국어 시간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주고 자신감과 흥미를 부여한 점이 긍정적이었다. 이후로 다문화 학생과 나의 사이가 조금이나마 가까워진 건 수업을 설계할 때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지점이었는데, 생각지 못한 긍정적인 효과가 있어 좋았다. 아마 아이들의 답답함을 해결해 주어서 그런 것일지도...?
<장점 2> 모든 학생이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했다.
개별 과제를 부여해서 그런 것인지, 참관 들어온 선생님 3분이 도움을 많이 주셔서 그런지, 평소에 안 쓰던 컴퓨터를 써서 그런 것인지, 과제가 쉬워보여서 모르겠지만 아이들 모두 자신의 과제에 집중해 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덕분에 수업을 공개한 보람이 있었다 ㅎㅎㅎ
생성형 인공지능 사용 수업은 문제점도 뚜렷했지만, 장점 역시 포기할 수 없는 매력이 있었다. 내년도 수업에는 문제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고민을 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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